저는규현입니다
@wjsrbgus04
작년에 랩 전체를 전자연구노트로 전환했습니다. "그냥 쓰면 되는 거 아니냐"고 가볍게 봤다가 반년을 헤맸습니다. 도입 검토 중이신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걸렸던 지점들을 적어둡니다.
연구노트가 갖춰야 할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종이 노트는 1번과 3번은 서명·간인으로 어느 정도 해결되는데, 2번이 약합니다. 반대로 워드나 한글 파일에 적는 방식은 세 가지 전부 약합니다. 파일 수정 시각은 얼마든지 바뀌고 누가 고쳤는지도 남지 않습니다. 저희가 공용 폴더의 워드 파일 방식을 버린 이유가 이거였습니다.
기존 종이 노트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전환 시점 이전 기록을 스캔해서 옮길지가 애매했습니다. 결론은 "옮기지 않고 종이 원본을 그대로 보관, 전자 기록은 전환일 이후부터"였습니다. 스캔본은 원본의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는데 굳이 이중관리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원시데이터를 어디까지 첨부할 것인가
장비에서 나오는 raw 파일이 큽니다. 전부 올리면 용량이 감당이 안 되고 안 올리면 노트만 봐서는 재현이 안 됩니다. 저희는 이렇게 나눴습니다.
경로만 적어두고 나중에 폴더 구조를 바꿔버리면 전부 무의미해집니다. 이 규칙은 랩 위키에 못을 박아뒀습니다.
실패한 실험을 안 적는 습관
이게 제일 고치기 어려웠습니다. 학생들이 잘된 결과만 정리해서 올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논문 리뷰어 코멘트에 대응하거나 재현이 안 될 때 필요한 건 실패 기록 쪽입니다. 지금은 주간 미팅에서 "이번 주에 안 된 것"을 먼저 발표하게 합니다.
반년 지나니 확실히 나아진 게 하나 있습니다. 졸업한 선배가 하던 실험을 후배가 이어받을 때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게 사실 제일 큰 효과였습니다.
다른 랩은 원시데이터 보관 정책을 어떻게 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용량 큰 이미징 데이터 다루시는 분들 의견 듣고 싶습니다.